"보아스가 먹고 마시고 마음이 즐거워서 가서 노적가리 곁에 눕는지라 룻이 가만히 가서 그 발치 이불을 들고 거기 누웠더라" (룻 3:7)
룻은 보아스가 먹고 마신 후에 잠자기 위해 노적가리 곁에 누웠을 때 조용히 그 발치 이불을 들고 들어가 거기 보아스와 함께 누웠다. 이것은 룻이 그녀를 구속하도록 그에게 의무를 지우기 위해 보아스와 성적인 관계를 한 것을 암시하고 있지 않는가? 추수 때에는 일반적으로 먹고 마시면서 기뻐하는 것이 상례였다. 그리고 보리 추수는 대개 해가 지기 전인 오후 4시-5시경까지 지속했다. 그 시각은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으로 곡식 단을 둘러치고 거기서 잠을 자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기분이 좋아진 보아스가 곡식단 곁에 누웠을 때 룻이 가만히 가서 그 발치 이불을 들고 거기 누운 것이다. 혹시 이때에 룻은 부도덕한 마음을 먹고 보아스 곁에 누운 것이 아닌가? 어떤 주석가들이 그렇게 보아 두 사람이 성적인 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기도 한다1. 그러나 보아스는 신뢰할 수 있는 인격자였고 롯은 모든 사람이 알듯이 현숙한 여인이었다(11절). 그러므로 결코 부도덕하게 볼 사건이 아니다. 특별히 룻이 가만히 가서 란 말이 혹시 은밀하게 란 말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으나 그 말은 소리가 나지 않게 조용히 란 뜻이다. 예를 들어 다윗이 사울의 옷자락을 가만히 베었을 때 쓰인 같은 말이다(삼상 24:4)2. 또 당신의 옷자락으로 시녀를 덮으소서(9절) 란 말을 들어 그렇게 생각하기도 쉬우나 그 말의 뜻은 보호를 상징했으며 결혼과 관계가 있을 뿐이지3 성적인 관계를 의미한 것은 아니다. 이제 좀더 구체적으로 여기 룻의 행위가 보아스와 성적인 관계가 아님을 지적해 보기로 한다. 첫째로, 룻은 보아스와 부도덕한 관계를 감추기 위해 밤에 오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보아스가 공적인 감시의 압력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밤에 왔다.
둘째로, 발을 덮지 않았다고 한 말은 룻이 보아스와 성적인 관계를 했다는 것을 가리키는 완곡어법이 아니다. 오히려 복종과 순복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스에게 그녀가 순복하고 기꺼이 그의 아내가 되겠다는 것을 가리킬 뿐이다. 셋째로, 보아스의 발에 이불을 들고 룻이 누웠다는 말은 성적인 관계를 표현하는 말이 아니다. 그 경우에는 그가 그녀와 함께 누웠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룻은 누구와 함께 누웠다고 하지 않았다4. 그러므로 룻이 보아스의 발치 이불을 들고 거기 누웠다는 말은 그녀가 보아스와 성적인 관계를 가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보아스의 발치에 누운 것은 복종의 행위였다. 룻은 그녀 자신을 보아스의 권위 아래 두었다. 따라서 당신의 옷자락으로 시녀를 덮으소서란 말(9절)은 보호와 결혼의 안전을 위한 요구였다5. 주 1. John F. Walvoord & Roy B. Zuck, The BIble Knowledge Commentary, Old Testament(Victor Books, 1985), p.424 2. Leon Morris, Ruth(Downer Grove: IVP, 1968), p.288 3. The Broadman Bible Commentary, Vol.2 (Nashville: Brodman, 1970), p.475 4. Norman Geisler and Thomas Howe, When Critics Ask(Victor Books, 1992), p.153 5. J. Carl Lancy, Answers to tough Questions,(Grand Rapids: Kregel, 1997), p.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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